스페이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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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나무

 

정봉채 사진전

본문

  • 작가명 : 정봉채
  • 기   간 : 2017-04-04 ~ 2017-05-01

큐레이터 설명

평론의 글

신노윤 . 문학평론가    

                             

 

 

   우리는 21세기의 문명을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지성은 자연과 부대끼며 진화해왔다.

   우리의 몸과 혼은 우주의 시공간이 빚어 낸 산물이며

   지금도 여전히 진화하고 있는 미완의 생명체이다.

   우리는 과거의 흔적이며 미래의 시원이다.

   우리는 시간의 산물이며 그 시간은 우리의 유전자를 미래의 생명들에게 전승할 것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이어질 다음 세대를 위해서 

   과거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야만 할 의무가 있다.

   그의 사진은 이러한 성찰에서 출발한다.

   문명의 페허 위에서 감각 속에 묻혀버린 과거의 에덴을 재생시킨다.

   진정한 힐링은 진화의 상처가 미래에는 행복으로 피어나는 것이다.

  

   

   정봉채의 사진은 과거와 미래의 경계에 서 있는 우리의 시간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속의 형상은 발언한다. 

   당신은 어디서 왔으며, 현재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향해 갈 것인가.

   풍경속의 형상은 그의 이러한 사유를 드러낸다. 

  그의 사진은 현재라는 공간 속의 사물을

   reflection 과 purification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품은 영속적인 존재로 상승시킨다.

 

작가노트

 

늪으로 온 지 16년이 지났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분명 꿈은 아니다. 꿈은 한 순간에 지나가버리는 그야말로 속절없는 망각의 시간이 아닌가. 그러나 나는 내 지난 시간을 망각할 수 없다. 내 사진은 망각을 실존으로 증명한다. 내가 이곳에 와 살고 있음을 잊을래야 잊을 수 없게 만드는 내 사진들. 내게는 그것들이 내가 이곳에서 보낸 시간의 꽃밭이다. 

  나는 분명 이곳에 살고 있고 이곳의 사계 속에 머물고 있다. 새벽에 늪으로 나가 밤이 이슥해서야 돌아온다. 삼각대를 세우고 내 렌즈에 비친 늪의 친구들을 바라본다. 하염없이. 그들이 내게 무언가를 말할 때까지 나는 기다린다. 그 하염없는 시간은 꿈이 아니며 그들과 나의 실존의 시간이었다.

  실존이 내가 속한 세상을 이해해 가는 과정이라면 나는 이곳을 잘 이해하는 한 사람일 것이다. 늪을 찾아오는 철새들, 사시사철 색을 바꾸며 피어나는 꽃들과 수목들. 고인 듯 스미는 다채로운 물빛. 그리고 늪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노애락.

  나는 그것들을 오래 보고 서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늪 생명들의 몸짓에 깃든 표정을 읽게 되었다.

  그것은 오랜 바라보기로 얻은 늪의 선물이며 막연한 sympathy 가 아니라 너와 나의 감정과 생각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멀리서 바라보면 이 세상은 모든 것이 객관이 지배한다. 나는 객관이 지배하는 도시 속에서 오랜 시간 세상의 체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그곳에선 내가 없었다. 그곳에서 내가 찍은 상징과 초 현실이 난무하는 사진은 어쩐지 내 사진이 아닌 것 같았다. 

 처음 이곳으로 올 때 나는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왔다. 무작정 자연을 담고 싶다. 그곳에 누워 쉬고 싶다. 그런 간절한 생각이 드는 날이면 나는 카메라를 둘러메고 이곳으로 가끔 왔다. 이곳은 내가 사는 도시에서 멀지 않았고, 늪가의 나무와 바람은 나의 지친 피로를 풀어 주었다. 그러나 이곳은 내게 힐링 이상의 감정을 갖게 해 주었다. 

  도시로 돌아 간 나는 한시도 이곳을 잊지 못했다. 내 렌즈에 비쳤던 늪의 새들과 나무들이 도시의 빌딩 숲에 가려진 내 눈에 계속 어른거렸다. 나는 시간만 나면 이곳으로 왔다. 점점 이곳을 찾는 횟수가 늘어났다. 이곳에 삼각대를 세우고 서 있을 때마다 드는 느낌이 있었다. 

  오래 전, 내가 기억할 수 없는 아득한 옛날부터 나는 이미 이곳에 살고 있었던 느낌. 현존하는 내 유전자 속에 오랜 시간을 거친 그곳의 냄새가 배어있는 듯한 느낌. 그 형체 없는,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은 뜻밖에 강렬했다. 지금도 나는 그 느낌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것은 지독한 끌림이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내게는 없다. 나는 그 끌림에 내 몸을 맡기고 교직을 접었다. 쉬운 것은 아니었다. 쉽지 않았기에 나는 지금 이곳에서 보내는 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누구든 자기에게 잘 맞는 옷이 있을 것이다.

그건 세상의 체계로 또는 철학적 관념으로도 설명할 수 없다.

나는 나다. 그러므로 나는 나답게 살아야 한다.

그것이 내게는 나와 세상과 얽힌 실타래를 푸는 단순한 방법이었다.

혹자는 내게 당신은 참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선택은 지극히 내 주관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 주관의 형질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내가 아는 건 나는 이곳이 참 좋다는 것이다.

이곳의 풀과, 나무, 사람들, 새들. 그들이 이제는 내게 남 같지 않다는 것이다.

내 사진은 여전히 내 주관을 받아들인 이곳의 형질을 탐색 중에 있다.



작가 소개

  • 정봉채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대학원에서 사진을 공부한 뒤 순수사진가로 활동.자연과 정화에 대한 관심으로 우포늪을 찍는 사진가로, MBC환경켐페인 공익광고 와 로드리포터, VLUU등 각종 사진전문 잡지에 자연풍경등을 기고 하고 있다. 그는 2008년 제10차세계람사르총회 공식사진가로 초대 되었으며, 람사르우포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사진집으로는 평화의 마을 .삼성출판사 (1993), 우포늪. 눈빛출판사 (2008) 밤이 가고 낮이 가는 사이에. 성바오로출판사 (2009) 우포의 편지 .몽트(2015)등이 있으며 1995부터 현재까지 동아대학교 등에서 순수예술 사진등을 강의하고 있다. 그리고 2011년에는 미국 유명한 예술대학교인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AAU – Academy of Art University에서 초빙교수로 초대되기도 했다.

    개인전
    2017. 3. WUPO. 정구찬갤러리 외 22회
    2017. 4 SPACE NAMU 초대전
    주요 단체전
    2015. 국제 포토그라피 展 "Light, Nature & Human" 초대. 후쿠오까 아시아미술관. 일본 2012. 동강국제사진전.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외 300여회
    아트페어
    2016 솔로프로젝트. 아트바젤ᆞ스위스 외 35회
    사진집
    2015 우포의 편지, 뭉트
    2009 밤이 가고 낮이 가는 사이에. 성바오로출판사
    2008 우포늪. 눈빛출판사
    작품소장
    2016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2011 고은사진미술관
    2009 새누리당 중앙당
    2008 대한민국 환경부
    2008 창원컨벤션센터(CECO)
    2008 람사르환경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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